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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투수의 무게 중심이 SK 와이번스 쪽으로 기울어져 있으니 그냥 마음 편하게 보자며 마음을 비우고 향한 잠실 구장. 하지만 예상 외로 초반 분위기는 LG 트윈스 쪽으로 넘어왔다. 1회 정성훈의 적시타와 이진영의 2점 홈런에 이어, 2회 점수를 못 낼까봐 초조했던 2사 3루 상황에서 박용택의 기습 번트 안타로 1점을 더 추가하여 4대 1로 달아나는데 성공. 그 후로도 선발투수 최원호가 어물쩡 어물쩡 잘 막아주고 있었는데...

 

5회만 되면 도대체 왜 그러는지 오늘도 어김없이 '나 선발승 안챙겨도 괜찮아요' 모드로 돌변하는 최원호, SK에게 추격을 허용하며 승리투수 요건을 채웠다. 김광수는 그동안 넉넉하게 지거나 이기는 상황에서 등판했기 때문에 약간 미심쩍었던 부분이 있었는데, 결국 올라오자 마자 2루타-2점홈런-솔로홈런을 맞으며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X존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잠실은 잠실인데 어떻게 역전을 당할 때까지의 실점이 모두 홈런런일 수가 있나. 최동환은 2군에서 제구부터 다시 잡고 와야겠고. 물론 LG 가 초반에 점수 반짝 내고 후에 추가점을 못 내면서 상대팀의 거센 추격을 받고 결국 역전까지 당하는 패턴은 쭉 봐왔지만, 뭔가 달라졌다 싶은 2009 시즌 지금 상황에도 이러면 좀 곤란하지 않을까.

게다가 송은범 완투승은 할 말이 없다. 2회에 무너져서 내려갔어야 정상이었던 투수를 경기 끝날 때 까지 그대로 던지게 만들어 주다니. 타자들도 은근 반성해야 한다. 3회부터는 한 이닝 당 세 타자만 상대하고 내려가더라. (이진영이 안타로 출루해도 최동수의 적시 병살타로 인해 세 타자만 상대한 경우만 두 번) 복기해 보면 역시 2회말 공격이 아른거린다. 2사 1,2루 상황에서 정성훈이 1-3 볼카운트 유리한 상황에서 아쉽게 물러난 것. 그 때 분명 송은범 투수가 흔들리고 있었는데. 차분하게 볼을 골라나갔더라면 뒤에는 페느님이 기다리고 계셨었고. 역시 페느님께서 타석에 등장하실 때에는 주자가 있어야 좋은 것 같다.

좀 여유롭게 4강 싸움 하나 싶었는데 +5 까지 갔던 승패 마진도 다 깎아먹고 이건 뭐 답이 없는 흙탕물이다. SK와 두산은 위에 둔다 생각은 했지만 역시 강한 모습이고, 야구는 역시 투수놀음이라는 걸 보여주고 있는 KIA 타이거즈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결국 현재로써는 LG, 삼성, KIA 가 4강 싸움을 하는 형국인데 박명환과 새 용병 릭 바우어가 어느 정도 연착륙을 해준다면 LG 트윈스도 올해는 충분히 4강권에 진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4연패를 해서 그렇지 작년 꼴찌팀이 작년 4강팀 두산-삼성-SK 를 맞아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은 것만 해도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LG 트윈스가 상위권에 있고, 최근 상승세와 더불어 9회말에 8점을 내어 동점을 만드는 등의 재미있는 경기를 해서 그런지 수요일 경기와 오늘 목요일 경기 참으로 많은 관중들이 잠실 야구장을 찾아 LG 트윈스를 응원하였다. 특히 수요일 경기는 1루 내야가 꽉 차기까지 해서 평일 SK전 홈경기 사상 가장 많은 트윈스 팬들이 잠실 야구장을 찾지 않았나 싶다. (에이스도 냈었고 이럴 때 좀 연패를 끊었으면 좋았을텐데.) 이렇듯 야구를 잘 하기만 하면 떠났던 팬들은 다시 돌아온다. 아직 가슴에 상처가 채 아물지 못한 트윈스 팬들의 상처도 조금이나마 아문다. 그건 그렇고 화요일 경기 부터 시작해서 세 경기 내리 관전하고 모두 패하는 경기이다보니 육체적으로도 많이 힘들다. 하지만 이렇게 심신이 피로한 와중에도 목동에서 열리는 히어로즈와의 금요일 토요일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란다.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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