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LG 트윈스

티스토리 뷰

With Twins

팬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LG 트윈스

World Wonders 2009. 5. 16. 22:34

8연승 뒤에 4연패에 빠진 LG 트윈스는 15일 금요일 목동 구장에서 7연패로 역시 연패 탈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히어로즈를 맞아 4회까지 5대 13, 8점 차로 끌려가던 경기를 기어코 뒤집고야 말았다. 선발 투수 정재복과 김수경이 나란히 홈런 두 방을 맞으며 조기에 강판되었고 LG 트윈스의 두 번째 투수로 나온 이재영은 정신력이 매우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이며 그야말로 '와르르' 무너졌다. 하지만 화요일 SK 전에도 그랬지만 이재영이 화끈하게 무너진 후에 LG 트윈스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단순한 우연이기를 바라고 당분간은 좀 안봤으면 좋겠다...)

5회초 2사 후 최동수의 적시타에 이어 박종호는 15구째 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잘 던지고 있던 강윤구를 흔들리게 만들었다. 이후 강윤구는 제구가 전혀 되지 않는 모습으로 김정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어주며 강판되었다. 바뀐 상대투수 김성현을 상대로 권용관이 빗맞은 2타점 적시타로 5회 3점을 쫓아갔다. 6회에도 이진영의 3점 홈런과 김정민의 적시타로 4점을 쫓아가더니 7회에는 페타지니의 만루홈런과 이진영의 백투백 홈런으로 17대 13, 기어이 경기를 뒤집어 놓았을 뿐만 아니라 4점차로 앞서갔다. 7회말 강정호의 볼넷과 클락의 몸에 맞는 볼에 이어 황재균이 3점 홈런을 터뜨려 17대 16으로 한 점 차까지 쫓긴 LG 트윈스는 8회 9회 공격에서 각각 2점, 3점을 추가하며 22대 16으로 또다시 멀찌감치 도망갔다.

결국 컨디션 점검 차 등판한 마무리 우규민이 난조를 보이며 히어로즈에게 1점을 더 주고 최종 경기 스코어 22대 17. 절대로 잊혀지지 않을 것 같은 한 경기 최다 안타(40개), 한 경기 최다 루타(84루타), 한 경기 최다 득점(39점) 경기에 홈런은 11개나 터졌다. 팀 싸이클링 홈런(솔로 홈런 박용택 이진영, 2점 홈런 박용택 권용관, 3점 홈런 이진영, 만루 홈런 페타지니)과 더불어 무엇보다도 LG 트윈스가 승리하는 경기를 직접 관전하고 왔다. KBO 기록을 새로 쓴 날, 2009년 5월 15일 금요일 스승의 날이었다.

'핸드볼 스코어'니 '막장'이니 하지만 분명한 건 요즘 LG 트윈스가 굉장히 재미있는 경기를 한다는 사실이다. 1주일에 두 번씩이나 8점차로 뒤지고 있던 경기에서 동점을 만들거나 역전을 시켜버리다니.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 경기를 보여주지를 않나, 어린이날 12대 0 대승을 포함한 두산전 원정 3연승을 거두지를 않나. 트윈스의 2009 시즌 초반은 참 흥미롭다. 막장 경기라도 좋으니 경기가 끝날 때에 승리의 기쁨으로 웃을 수 있는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그 어떤 팀의 팬들보다 더욱 승리에 목말라 있는 나는 LG 트윈스 팬이니까.